안녕하세요. 《사격장 아이들》을 만든 편집자입니다.
먼저 책을 꼼꼼히 읽으시고 글을 올려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아이들은 새로운 말이나 글을 빨리 배우고
받아들이는데 걱정을 많이 하셨을 거 같아요.
말씀하신 ‘욕’은 편집에서 놓친 실수는 아닙니다.
《사격장 아이들》은 주인공 옥수의 눈으로 본 어린 시절 이야기인데요.
사격장을 드나들던 미군들이 주고받던 대화나 옥수가 동무들과
나누던 이야기에는 옥수가 살았던 그 시절에 보고, 듣고, 느낀
‘역사적 사실’이 담겨 있습니다.
미군들이 초콜릿을 던져 주거나, 사격장에서 군홧발로 사람들을
쫓아내는 행동 속에는 육이오 전쟁이 끝난 뒤
1960년대 우리 나라 모습이 고스란히 들어 있지요.
혹시 아이들이 지금은 이야기를 부분적으로 이해하고 있더라도,
나중에 커서 역사를 공부하게 되면, 옥수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떠올리며 《사격장 아이들》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책을 통해 아이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키운다면
책을 쓰는 작가는 정직하게 세상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른들이 만든 잣대로 욕이나 나쁜 것을 미리 가려 내서 보여 주면
세상을 참되고 바르게 보는 눈을 키울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문학이 있는 게 아닐까요. ^^
문학의 힘을 믿어주시고, 아이에게는 책을 잘 이해할 수 있게
육이오 전쟁 뒤 우리 나라 모습을 이야기해 주시거나,
아이가 더 호기심을 갖는다면 그 시대를 잘 이해할 수 있는
다른 동화책을 소개해 주셔도 좋을 거 같아요.
부족하지만 충분한 답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