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가만있자’를 ‘가만있다’와 따로 올린 것은 2001년부터 사전에 올릴 표제어를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뽑는 과정에서 초등 2학년 2학기 국어 읽기 교과서에 나오는 ‘가만있자’라는 단어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흔히 ‘가만있자’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처럼 기본형인 ‘가만있다’에서 풀어 주고 있지만 저희는 한글학회의 《우리말큰사전》에서처럼 감탄사로 따로 구별해서 표제어로 올리는 것이 초등학생들이 찾아보기에도 쉽고 이해하기도 좋을 것 같아서 따로 표제어로 올렸습니다. 그런 기준으로 선정한 또 다른 표제어가 있다면 알려 달라고 하셨는데 기억만으로는 얼른 찾기가 어렵네요.(자료로 입력한 표제어만 7만 개가 넘는데 일일이 찾아봐야 해서요.)
《보리국어사전》은 초등학생을 위한 사전이기 때문에 표제어나 풀이말이 《표준국어대사전》과는 다른 점이 제법 있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또 《표준국어대사전》에 나오지 않는 단어라도 교과서에 나오는 단어 가운데 빈도수가 높은 것은 되도록 표제어로 올렸습니다.
2. 네, 그렇습니다.
3. 어떤 표제어를 설명할 때 글로만 하는 것보다는, 그림을 곁들여 그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 더 정확한 정보 전달 방법이라고 생각하여 되도록 많은 그림 자료를 실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우리나라에 사는 동식물, 그리고 우리 전통 문화와 관련된 그림을 우선으로 실었습니다. 질문하신 p.1354처럼 한 바닥 안에서 그림으로 보여 줄 것이 너무 많은 경우에는 이미 그려 놓은 그림이 있더라도 디자인 과정에서 선별하여 뺄 수밖에 없었습니다. p.288, 1540도 같은 경우입니다.
4. 동식물 표제어는 일단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것은 거의 다 싣는 것을 원칙으로 했고요, 그 밖에 참고서, 교사용 지도서, 그리고 어린이들의 일기나 학급 일지, 동화책에 나오는 것도 최대한 실었습니다. 또 멸종 위기에 있어 보호해야 할 동식물,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식물처럼 우리 어린이들이(학부모까지도) 자연과 환경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알아 두면 좋겠다고 생각되는 것도 올리다 보니 그 수가 다른 초등용 국어사전에 견주어 상당히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이것은 자연 도감을 만드느라 오랜 시간 동안 세밀화 작업을 해서 좋은 자료를 많이 가지고 있는 보리출판사만이 할 수 있는 일이기에 시도할 수 있었습니다.
5. 저희도 한자를 올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초등학생들이 그 한자들을 어찌 다 알아보겠어요?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한자를 쓰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한자를 모르는 어린이들도 알기 쉽게 동음이의어에는 어깨말을 달아서 쉽게 구별하도록 했고, 사전 맨 앞의 일러두기에 밝혀 놓았듯이 뜻이 헷갈릴 일이 없는 동식물의 이름에는 한자를 붙이지 않았으며, 두 나라 말이 합쳐진 낱말 같은 경우에도 한자 병기를 생략하는 등 한자 표기를 최소한으로 줄이려고 애썼습니다.
6. 네, 표제어로 실린 북녘말은 800개쯤 됩니다. 남녘말과 모양은 같지만 쓰임새가 다르거나, 북녘에서만 쓰는 단어를 골라 표제어로 실었고, 초등학생용 사전이라 북녘에서 쓰는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단어 가운데서만 뽑았기에 그 수가 어느 정도 제약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남녘말과 같은 뜻으로 쓰이는 북녘말은 따로 표제어로 올리지 않고 남녘말 표제어의 풀이 맨 끝에 달아서 보여 주었습니다. 그 밖에 북녘말 가운데 남녘말과 달리 단어의 첫소리가 ‘ㅇ’이나 ‘ㄴ’으로 시작되는 것이 ‘ㄹ’로 표기되거나, 복합어에서 사이시옷이 들어가고 안 들어가는 차이만 있는 경우는 표제어로 올리지 않았습니다.(이런 예는 아주 많지요.)
영토-령토 / 예법-례법 / 양곡-량곡 / 연락-련락 / 연습-련습
낙하산-락하산 / 난폭-란폭 / 내일-래일 / 냉면-랭면 / 노동-로동
고깃국-고기국 / 귓속말-귀속말 / 뒷덜미-뒤덜미 / 번갯불-번개불 / 텃밭-터밭
마지막으로 덧붙여 말씀드리자면 저희가 처음 사전을 만들기 위해 올림말을 뽑는 작업을 하던 2001~2005년 무렵에만 해도 북녘말로 분류되던 말들이 그 이후에 남북 문화 교류, 인터넷의 발달, 북한 주민의 남한 이주 등 많은 변화에 따라 꽤 많이 표준어로 인정되어서(국립국어원 기준) 2008년 초판에서 따로 표제어로 올렸던 북녘말을 2014년 개정판에서는 많이 삭제하였습니다. 그래서 북녘말 수가 더 줄었는데, 이것은 남북 간 언어의 이질감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좋은 현상이라 생각하고 기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