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피디 조천현은 1997년부터 수백 차례 압록강과 두만강 건너에서 강의 풍경과 강 건너 사람들을 찍었다. 2004년 여름, 압록강에서 뗏목을 처음 만났고, 흐르는 뗏목을 강가에서 기다려 사진으로 담아냈다. 그 가운데 102점을 골라 사진에세이 《뗏목-압록강 뗏목 이야기》로 출간했다. 803킬로미터에 이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강을 따라 흐르는 ‘뗏목’과 뗏목을 저어 가는 ‘뗏목꾼’들의 삶을 생생히 기록한 것으로, 어느 곳에서도 보기 힘든 귀중한 책이다.
어른
펴낸날 2023-10-23 | | 글 조천현 | 사진 조천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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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뗏목과 뗏목꾼들의 일상을 기록하다
압록강은 한반도에서 가장 긴 강이다. 압록강 이천 리 물줄기를 따라 지금도 뗏목이 뜬다. 조천현 작가는 1997년부터 조선과 중국이 맞닿은 압록강과 두만강 유역을 찾아가 강의 풍경과 강 건너 사람들 사진을 찍었다. 작가는 2004년 여름 압록강을 흐르는 뗏목을 처음 마주했다. 어느 날 마주친 뗏목을 다시 만나고 싶지만, 뗏목이 오는 시간을 정확히 알 수 없어 압록강 유역을 자주 다니며 뗏목이 흘러 내려오기를 기다렸다고 한다. 오랜 시간 집념을 가지고 찍은 뗏목 사진 가운데 102점을 가려내 사진에세이 《뗏목-압록강 뗏목 이야기》로 출간했다.
뗏목은 봄에 김형직군 고읍노동자구 동흥 물동에서 첫 떼를 띄워 자강도 자성군 운봉노동자구 운봉호까지 운반한다. 같은 장소에서 보더라도 날마다 새롭게 보이는 뗏목을 자연스럽게, 작가의 느낌대로 자유롭게 카메라에 담았다. 작가의 집요함과 꾸준함으로 일궈 낸 이 책에는 계절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뗏목의 모습과 뗏목과 함께 생활하는 뗏목꾼들의 삶이 생생하게 살아 있다. 이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뗏목’이라는 문화유산을 사진에세이로 기록한 귀중한 책이다.
❚ 압록강 물길 따라 뗏목이 흐른다
뗏목은 백두고원에서 겨우내 통나무를 베는 일에서 시작된다. 통나무를 소발구로 실어 압록강 상류로 옮긴다. 꽁꽁 얼어붙은 얼음장이 풀리기를 기다렸다가 봄이 되면 첫 뗏목을 띄운다. 국경 마을에 옮겨온 통나무들을 타리개로 엮고 꺾쇠로 박으면 비로소 뗏목이 된다. 뗏목꾼들은 강물에 몸을 맡기고 천천히 흘러간다. 방향을 틀어야 할 때는 놀대와 떼바를 당긴다. 물살 센 여울목을 만나거나 바위를 만나도 뗏목이 제 갈 길을 가는 것은 뗏목꾼이 물길을 알기 때문이다.
상류에서 출발한 뗏목은 강 아래로 아래로 흘러간다. 종착지까지 가려면 계벌장을 모두 다섯 군데 거친다. 계벌장을 지날 때마다 뗏목의 몸집은 점점 커진다. 계벌장에 도착한 뗏목을 다시 한데 모아 내려가기 때문이다. 중강진에 다다르면 끌배로 끌어 마지막 종착지인 운봉호까지 간다.
뗏목은 뗏목꾼들이 살아가는 공간이 된다. 화덕을 만들어 밥을 지어 먹기도 하고, 꺾어온 나뭇가지를 매달아 만든 그늘 아래 쉬기도 한다. 때로는 읍내에 나가는 마을 사람들을 잠깐씩 태워 주는 이동 수단이 되기도 한다. 조천현 작가는 일상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기록해 뗏목과 함께 살아가는 북녘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이해할 수 있게 했다.
이렇게 압록강을 따라 운봉121호 양륙사업소에 도착한 뗏목은 타리개와 꺾쇠를 풀어 강물에서 건져 올린다. 오랜 시간 강물에 잠겨 흘러온 통나무는 매우 단단하다. 통나무는 제재소로 옮겨져 목재로 가공되어 북녘 전역으로 공급된다. 사진에세이 《뗏목-압록강 뗏목 이야기》가 보여 주는 대로 책을 읽다 보면 압록강 물길 따라 흐르는 뗏목을 한 번쯤은 실제로 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작가의 말’ 가운데
내가 뗏목을 사진에 담는 까닭은 사라져 가는 뗏목과 뗏목꾼들의 일상생활을 기록하고 싶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얼굴을 담아내고 그 어떤 꾸밈이나 기교를 빼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 주고 싶었다. 뗏목은 기계나 연료의 힘이 아닌 자연의 물길을 따라 움직인다. 기계로 대체하지 않고 수백 년 동안 예전과 똑같은 방식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전통 방식 그대로 지금까지 이어져 오는 직업 또한 ‘뗏목꾼’밖에 없지 않을까.
저자 소개
조천현 | 사진·글
동국대학교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97년부터 조선, 중국 접경 지역(압록, 두만 강변)을 다니며 우리 민족에 관한 내용을 주제로 영상과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영상으로 KBS 스페셜 <현지르포, 두만강변 사람들>, SBS 스페셜 <5년의 기록, 압록강 이천 리 사람들>을 연출했고, 사진집 《압록강 건너 사람들》, 사진이야기 책 《압록강 아이들》, 탈북자의 실상을 담은 책 《탈북자》를 출간했다.
추천하는 말
압록강 두만강 유역 북녘 마을의 풍경을 카메라로 담는 작업을 해 온 그가 압록강 뗏목을 주시하게 된 것은 유장하게 흐르는 뗏목의 흐름 속에 복원해야 할 민족의 역사가 존재한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뗏목의 흐름에 이데올로기는 없습니다. 함께 밥 먹고 노래하고 춤추고 사랑하며 살아가야 할 겨레의 숨결이 있을 뿐입니다. 70년 이상 겨레의 반쪽을 잊으려 애쓰며 살았습니다. 부끄럽고 부끄러운 일입니다. 조천현의 《뗏목-압록강 뗏목 이야기》는 언젠가 우리가 만나야 할 시정 가득한 압록강 여행을 꿈꾸게 합니다.
_곽재구 시인
《뗏목》에 담긴 사진 102폭은 한결같이 압록강의 뗏목과 뗏목꾼 그리고 압록강 사람들을 소재로 삼았고 한결같이 조천현이 압록강 북쪽 연안에서 찍은 것이다. 이 책의 소재는 뗏목이다. 인류의 교통수단이나 현대적인 생산수단의 발달로 뗏목은 이제 역사 무대에서 사라질 처지에 놓인 존재로 되였다. 예를 들면 압록강 뗏목과 동시에 생성하고 발전하였던 두만강 뗏목은 지난 1970년대에 이미 사라졌다. 그렇다면 조천현의 이 뗏목 사진은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기록으로서 역사적 가치를 평가해드려야 할 것이다.
_최삼룡 중국조선인, 문학평론가
봄
뗏목을 띄우며
뗏목길 / 동흥 물동 / 타리개 / 꺾쇠 / 박주평 계벌장 / 검척원 / 나무는 자라서 / 떠날 준비 / 뗏목을 띄우며 / 쪽잠 / 배웅하는 염소 / 떼바 / 강의 물빛 / 물길을 알아야 / 기다리는 시간 / 하늘을 보는 뗏목꾼 / 뗏목이 흐르는 풍경 / 그리움의 시간 / 뗏목꾼의 마음 / 강에 몸을 맡기고 / 강을 품고 사는 나무 / 뗏목다리 / 언제나 새로운 길 / 산다는 건 / 흐르는 뗏목처럼
여름
뗏목꾼의 노래
내일로 흐르는 강 / 여울목에서 / 강에게 배운다 / 노를 저어 간다는 것은 / 빛과 그림자 / 흐름에 맡기고 / 다가가야 합니다 / 손을 흔들면 / 화덕 만드는 뗏목꾼 / 점심 / 술 한잔 / 휴식 / 비 오는 날 / 갈 길은 멀지만 / 나무 그늘 / 뗏목꾼과 아이들 / 뗏목꾼의 노래 / 뗏목 탄 아낙 / 애타는 마음 / 바람의 시간 / 달콤한 잠 / 한걸음이면 / 뗏집 / 구름과 강과 바람
가을
흐르는 강물처럼
유벌공의 노래 / 한낮 강가에서 / 꿈꾸는 시간 / 그리움은 오래라서 멀고 / 문이 열리면 / 함께이고 싶은 마음 / 낯익은 얼굴 / 압록강 강가에서 / 멀리 가려면 / 떼몰이 / 강의 길 / 물의 길 / 나무섬 / 풍경 / 뗏목 위의 집 / 떠나려는 배 / 내가 나무라면 / 끌배 / 뗏목의 날개 / 설렘 / 산 그림자 / 압록강에서 / 흐르는 강물처럼
겨울
국경 마을에 눈이 내리면
국경 마을에 눈이 내리면 / 쏘임길 / 어둠이 내리기 전에 / 집으로 가는 길 / 국경의 발자국 / 나무 실은 기관차 / 소발구 행렬 / 봄을 기다리는 나무 / 통나무를 나르는 림산노동자 / 나무의 일생 / 강을 달리는 목탄차 / 언 강 위의 뜨락또르 / 눈길 / 눈발구 / 제재소로 온 뗏목 / 국경 마을에 봄은 오고 / 겨울 강 / 눈썹달이 지고 나면
추천하는 말
한 사진작가의 남다른 집념과 눈부신 성과_최삼룡
작가의 말
압록강 뗏목과 뗏목꾼들의 일상을 담고 싶다_조천현
미리보기 준비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