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 만화밥 12

공단 마을 이야기

제철동 사람들

무선 | 153×225 mm | 276 쪽 | ISBN 9791163142515

보리 만화밥 12번째 책 《제철동 사람들: 공단 마을 이야기》가 출간됐다. 《까대기》로 ‘2019 오늘의 우리만화상’을 수상한 이종철 작가의 신작으로 3년 만에 선보이는 그래픽노블이다. 포스코로 잘 알려진 경북 포항의 공단 마을 제철동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았다. 주인공 일곱 살 강이는 제철동 상가 거리에서 식당을 하는 부모님과 함께 식당에서 만난 이모들, 제철소 노동자, 한동네에서 자란 친구들과 친척들까지 여러 사람과 관계 맺으며 성장한다. 《까대기》 이후 한층 더 성숙한 이종철 작가의 만화는 강이의 성장기와 함께 포항의 특수한 지역 정서와 사회상을 따뜻하게 담았다. 2021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다양성만화 제작 지원사업 선정작이다.

어른, 청소년

펴낸날 2022-08-30 | | 만화 이종철 |

18,000원

16,200원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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쇳가루 냄새와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공단 마을 제철동
경상북도 포항 남구에는 제철동이 있다. 형산강과 냉천 사이의 외곽지대였던 이곳은 1970년대 세계적 규모의 포항제철(포스코)이 세워지면서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제철동’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불리게 된다. 은어잡이로 유명했던 농촌 마을 제철동에는 포항제철 직원들을 위한 주택 단지와 제철소 노동자들을 상대로 하는 상가 거리가 생겨난다. 그렇게 제철동은 공단과 주택 단지, 상가, 농촌, 달동네가 어우러진 공단 마을이 된다.
주인공 일곱 살 강이는 제철동에서 ‘상주 식당’을 운영하는 부모님과 함께 식당에 딸린 단칸방에서 생활한다. 상인, 농부, 하청 노동자, 일용직 노동자들이 사는 상가 마을과 포항제철 정직원이 사는 주택 단지의 풍경이 비교돼 가끔 주눅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강이는 쇳가루 냄새와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자신의 동네가 좋다.
제철동에서 강이는 ‘식당 아들내미’로 불리며 여러 사람과 관계 맺으며 성장한다. 그중 날마다 노동하며 자신의 삶을 꾸려나가는 이들에게 시선이 닿게 된다. 식당에서 일하는 이모들, 손님으로 만나 삼촌이라 불렀던 타지에서 온 제철소 노동자, 시장 상인, 농부, 다방 누나, 건설 인부, 인력소장, 외국인 노동자…. 무엇보다 그 시절 강이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 건 한동네에서 함께 자란 친구들이다. 강이는 포항 시내에서 전학 온 친구 동민이를 따라 만화를 그리기 시작한다. 만화를 그리며 자신이 만난 마을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를 만화로 그리고 싶다는 꿈을 키운다.

 

소소하지만 기억하고 싶은 유년 시절의 풍경
삶의 온기를 느끼며 자라는 강이의 눈부신 성장기
《제철동 사람들》은 1990~2000년대를 배경으로 일곱 살 강이가 청년이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았다. 친구들과 아까시나무의 꿀을 따 먹고, 냉천에서 미꾸라지를 잡고, 자전거를 타는 일상적인 풍경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잊고 있던 유년 시절의 추억이 떠오를 것이다. 절친했던 친구와 멀어지기도 하고, 언제 미워한 적이 있냐는 듯 다시 가까워지기도 하며 우정을 쌓는 강이와 친구들의 모습 또한 청소년기 독자들에게 큰 공감을 이끌어낸다.
중학교에 진학하며 강이는 특별히 공부를 잘하지도, 운동을 잘하지도 않는 자기 자신을 ‘그저 그런 아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한 가지 잘하는 것이 있다. 바로 만화를 그리는 것. 강이는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만화에 몰두하게 된다. 만화 그리는 것을 반대하는 부모님을 향한 반항과 갈등이 계속되던 어느 날, “그리고 싶은 게 있으면 그리면 되지.” 친구 동민이 건넨 한마디에 강이는 다시 한번 제철동 사람들을 떠올린다. 꿈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강이의 모습을 지켜보면 독자는 강이의 꿈을 응원함과 동시에 어느 순간 자신이 유년 시절 꾸었던 꿈을 되돌아보게 될 것이다.

 

강이의 손끝에서 제철동은 만화가 된다
만화를 사랑하던 소년이 《까대기》의 작가가 되기까지 보내온 진솔한 시간
‘2021 다양성만화제작지원사업’ 선정작인 《제철동 사람들》은 《까대기》 이후 3년 만에 돌아온 이종철 작가의 복귀작이다. 실제 포항에서 나고 자란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이 만화는 담백한 색채와 섬세한 펜 선으로 그 시절 풍경을 또렷하게 담아냈다. 또한 현실감 넘치는 대사와 말투는 당시 포항의 모습을 더욱 생생하게 보여주며 읽는 재미를 더한다.
어린 시절 일하는 사람을 가까이서 지켜봤던 강이는 스스로 일하는 사람이 된다. 대학 진학을 앞두고 일용직 막노동을 하는 강이는 일당을 떼이기도, 위험천만한 사고를 겪기도 하면서 몸과 마음을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새로운 사회로 첫발을 내딛는 강이의 두려움과 설렘이 진솔한 내레이션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진다. 이렇게 직접 제 몸으로 체험한 삶의 경험은 강이의 세계를 서서히 확장시킨다.
포항의 특수한 지역 정서와 사회상은 전작 《까대기》의 ‘익숙한 풍경’이라는 한 에피소드로 그려지기도 했다. 전작에서도 택배를 둘러싼 수많은 노동자의 이야기를 성실하게 담은 작가는 신작 《제철동 사람들》에서 자신의 성장담과 함께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그려낸다. 《까대기》부터 이어져 온 일하는 사람을 바라보는 작가의 관심 어린 눈길에서 따스함과 애틋함을 엿볼 수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만화가가 되기 위해 무작정 서울로 올라온 강이는 《까대기》의 주인공 이바다와 연결된다. 강이 바다가 되는 것처럼 자연스레 작가의 손끝에서 제철동은 만화가 된다. 이처럼 작가가 지나온 삶의 궤적은 모두 이야기가 되어 깊은 울림을 준다. 작가는 어릴 적 만화를 그리겠다고 다짐했을 때부터 이 작품을 구상했다고 한다. 이종철 작가에게 만화가로서 오랜 숙제처럼 남겨졌던, 꼭 그려야만 했던 이야기 《제철동 사람들》을 이제 선보인다.

 

◆ ‘추천하는 말’
고향의 옛 모습을 떠올리거나 상상했을 때 느낌은 묘하다. 찡하게 그립기도 하고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기도 하다. 《제철동 사람들》의 삶을 작가의 담백한 그림, 담담한 독백과 함께 따라가다 보면 금세 나와 내가 살던 동네를 떠오르게 하며 무릎을 치거나 코끝이 시큰해진다. ‘형편’이 좋지 않았던 그때가 지긋지긋하기도 하지만 서로의 ‘형편’을 묻고 보살피던 그 사람들이 사무치게 보고 싶어진다. 그래도 스스로는 ‘꿈꿀 수 있는 형편’이었다는 작가의 배려 깊은 마음에 위로받으면서 말이다. 그 사람들 지금은 무엇하고 살고 있을까?
_김수박(만화가, 《메이드 인 경상도》 저자)

 

강이는 포스코 바로 옆 마을인 제철동에서 식당 아들로 여러 사람을 만나며 성장한다. 제철소 노동자, 하청 노동자, 일용직 노동자, 가내 봉제 노동자, 자영업자, 동네 노는 형, 다방 누나, 무엇보다 제철동에서 함께 자라 온 친구들. 만화에 담긴 여러 사람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실수도, 자책도, 희망도, 선행도, 악행도 모두 그 사람의 존재를 담는다.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세상에 한 사람 한 사람을 기억하는 작가의 성실함이 빛난다. 《제철동 사람들》은 강이뿐 아니라 어머니 순이, 아버지 창규, 동생 별이, 강이 친구들, 상주 식당의 이모들, 삼촌들의 이야기이다. 그래서 《제철동 사람들》은 우리 시대의 또 다른 ‘난쏘공’이다.

_박인하(만화평론가, 서울웹툰아카데미 이사장)

 

◆ 저자 소개
이종철 | 만화
어린 시절 포항제철 공단 지역에서 살았다. 시골 마을과 공단 사이에 있는 상가 동네였다. 그곳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부모님과 함께 제철소 노동자들과 건설 인부, 식당 종업원, 시장 상인, 농민 등 다양한 노동자의 삶을 보며 자랐고 만화 작업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미술대학에서 서양화를 공부하고 서울로 올라왔다. 생계를 위해 6년 동안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인 ‘까대기’를 했다. 그때 기록한 이야기들을 만화 《까대기》로 만들어, 2019년 ‘오늘의 우리 만화상’을 받았다.
펜화로 그린 어린이 창작 만화 〈바다 아이 창대〉(모두 3권)의 그림 작가로 참여했다. 어린 시절 이야기를 담은 두 편의 단편 만화를 어린이 잡지 〈개똥이네 놀이터〉에 연재했다.


◆ ‘작가의 말’ 가운데
3천여 명이 사는 제철동은 행정지명으로 여러 동을 합쳐서 부르는 이름이다. 포스코(포항제철) 공단 지역을 포함하고 있고, 포항제철의 중요성을 반영해서 제철동이라 이름 붙여졌다. 제철 공단 바로 옆에 있는 내 고향 마을은 그 가운데서도 작은 마을이다. 그곳에서 나는 ‘상주 식당 아들내미’로 불리며 다양한 노동자의 삶을 보며 자랐다.
시간이 지나자 나와 우리 식구 그리고 이웃들의 삶이 만화로 보이기 시작했다. 허구의 이야기가 아니라, 쇳가루 날리고 땀 냄새나는 우리 이야기를 만화로 그리고 싶었다. 그렇게 나에게 《제철동 사람들》은 만화가로서 오랜 숙제였다.
2년 정도 만화 작업을 해 나가며 알게 된 게 있다. 오랜 시간 《제철동 사람들》을 그리고 싶었던 것은 한 소년이 자라며 만화가의 꿈을 꿀 수 있게 해 준 식구들과 마을 사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라는 걸 알게 됐다. 이 책으로 그 마음이 조금이나마 전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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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상주 식당  6
쇳가루 냄새 18
식당 아들내미 32
좁은 길  44
담배꽁초  56
슬램덩크  68
이모야  80
은하 분식  92

2부

그저 그런 아이 108
탑 노래방  120
제철보국  132
제철 목욕탕 144
낮은 코  158
바람  170
양누나  182


3부

별이 이야기 198
아다리  212
주먹감자  224
이제야 보이는 것 236
그럴 형편  250
분홍자켓  262

작가의 말  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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