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1년 1월 강원도에 있는 치악산에서 많은 인민군과 국군이 죽었다고 합니다.
살아남은 사람은 전우들의 시체를 어떻게 할지 당황하고 있는데 다행히
펑펑 쏟아진 눈이 죽은 전사자들을 따뜻하게 덮어 주었다고 합니다.
그 때 죽은 인민군과 국군들, 지금 모두 어떻게 되었을까요?
오푼돌이 아저씨와 곰이는 지금도 달밤이면 서로 얘기를 주고받을까요?
2007년 5월 권정생
권정생 선생님이 들려주는 전쟁이야기
바람기 없이 고요한 달밤, 치악산 골짜기 어디쯤에서 곰이와 오푼돌이 아저씨는 하얀 둥근달을 쳐다보며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30년쯤 전에 떠나온 고향 이야기도 하고, 치악산 골짜기에서 죽어간 이야기도 합니다. 곰이는 그 전쟁이 왜 일어난 것인지 궁금합니다. 권정생 선생님은 아홉 살 ‘곰이’와 인민군 ‘오푼돌이 아저씨’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전쟁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글에 담았습니다.
사실주의 기법이 돋보이는 이담 선생님 그림
왁스 페인트를 녹여 철필로 긁어낸 이담 선생님의 기법은 그림에 사실감을 돋보이게 합니다. 비극적인 이야기를 과장하지 않고 묵직하면서도 담담하게 우리 눈앞에 펼쳐줍니다.
작가소개
권정생
1937년 9월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습니다. 해방된 이듬해에 외가가 있는 경북 청송으로 돌아왔습니다.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식구들과 헤어져 나무 장수, 고구마 장수로 일하며 여기저기 떠돌았습니다. 열여덟 살되던 해 전신 결핵을 얻은 뒤로, 평생을 크나큰 고통 속에서 살았습니다. 서른 살 무렵 안동으로 돌아와 작은 교회 문간방에 살면서 종지기로 일했습니다. 1980년대 초 교회가 보이는 개울가 빌뱅이 언덕 아래 조그만 흙집을 짓고, 2007년 5월 돌아가실 때까지 그 곳에서 지냈습니다. 가난하고 눈물 많은 사람들 틈에서 착하고 순한 이웃으로 살면서 많은 글을 썼습니다. 《몽실 언니》《점득이네》《초가집이 있던 마을》《강아지 똥》《비나리 달이네 집》같은 동화를 썼고, 시집 《어머니 사시는 그 나라에는》과 《오물덩이처럼 뒹굴면서》《우리들의 하느님》같은 산문집을 남겼습니다.
이담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 이사를 자주 다녔는데, 새 집으로 이사 갈 때마다 새 도화지를 잔뜩 선물 받은 기분이었습니다. 그 덕분에 이사를 나갈 때마다 도배를 새로 해 주어야 했지만, 그래도 벽에 그림 그리며 노는 일보다 좋은 놀이는 없었습니다. 늘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그림으로 보여 주면서 사람들에게 뜻을 전하는 것이 더 쉬웠습니다. 서울대학교 서양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에 있는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School of Visual Arts) 대학원에서 공부했습니다. 그린 책으로 《Baseball Saved Us》《Passage to Freedom》《폭죽소리》《새미 리》《곰이와 오푼돌이 아저씨》《당산할매와 나》《모르는 게 더 많아》《명랑해전의 파도소리》들이 있으며, 《폭죽소리》는 1996년 볼로냐 어린이 도서전 일러스트레이션 전시 작품으로 선정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