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 속에서도 나눌 줄 아는 따뜻한 마음을 그린 그림책 윤구병 할아버지가 전하는 함께 사는 삶에 대한 이야기
콩 세 알 팥 세 알
양장 | 225*250 mm | 36 쪽 | ISBN 9791191988079
<달팽이 과학동화>와 <개똥이 그림책>처럼 어린이들을 위한 굵직한 그림책을 기획하고, 총 판매 부수 100만부를 넘게 기록한 <도토리 계절 그림책>을 쓴 윤구병 선생님이 오랜만에 새 그림책을 펴냈습니다. 오랜 세월, 한결같이 이야기 해 온 ‘가난한 삶’에 대한 뜻을 담은 그림책입니다. 가난 속에서도 다른 생명과 나눌 줄 아는 마음 따뜻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화가 정지윤 선생님이 그려 낸 화려하면서도 절제된 그림이 이야기에 활력을 불어넣고, 이야기 속에 담긴 뜻을 더욱 또렷하게 전달해 줍니다.
유아
펴낸날 2022-09-05 | | 글 윤구병 | 그림 정지윤 |
15,000원
13,500원 (10% ↓)
13,500원 (10% ↓)
❙ 가난 속에서도 나눌 줄 아는 따뜻한 마음을 그린 그림책
산속 깊은 곳에 할아버지와 작은 아이가 살고 있어요. 깊은 산중이라 사람은 둘뿐인데 그밖에도 식구들이 참 많습니다. 아랫마을 길봉이네 집에서 이사 온 제비 식구, 건넛마을 들판에서 이사 온 참새네 식구, 까치와 멧비둘기, 꿩과 종다리까지 하루 종일 새들이 재잘대는 소리로 가득합니다. 새들이 왜 모두 이 깊은 산속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을까요? 다른 까닭은 없습니다. 모두 먹이를 찾아 온 것이지요. 새들은 먹이를 찾아 이동하니까요. 할아버지 밭에서 나는 콩은 풀 죽이는 약도 치지 않고 깨끗하게 키워서 마음 놓고 먹을 수 있거든요. 농사짓는 사람은 둘뿐인데 딸린 식구들이 많다 보니 어느 해 겨울, 먹을 것이 똑 떨어지고 말았어요. 산속 오두막집 식구들은 모두 배가 고팠지요. 하지만 배가 너무 고프다고 해서 이듬해에 씨로 쓸 콩이나 옥수수까지 다 먹어 버릴 수는 없었어요. 산속 식구들은 모두 어떻게 겨울을 보냈을까요? 윤구병 할아버지가 전하는 함께 사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만나 보세요. 가난 속에서도 다른 생명과 나눌 줄 아는 마음 따뜻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천천히,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살아가는 삶의 가치를 전하는 그림책
윤구병 선생님은 1988년에 <달팽이 과학동화>를 시작으로 30년 넘게 어린이 책을 쓰고 기획해 왔습니다. 그때부터 줄곧 어린이 책에 담고자 한 가치관은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생명을 존중하며 자연을 사랑하고, 이웃과 더불어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콩’을 통해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전합니다. 콩은 우리 겨레에게 아주 친근한 작물입니다. 콩 농사를 가장 먼저 지은 나라도 우리나라입니다. 그만큼 콩은 우리 문화에 깊이 뿌리박혀 있습니다. 천 년이 넘게 콩 농사를 지어 온 우리 겨레가 콩을 심을 때 꼭 지키는 것이 바로 ‘세 알씩’ 심는다는 것입니다. 한 알은 새가 먹고, 한 알은 짐승, 한 알은 사람이 먹으려고 그러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다른 생명들과 나누며 살아온 우리 조상들의 삶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아이들은 이 책을 읽으며 인간이 자연 속에서 다른 생명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려 살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을 것입니다. 많이 먹고, 많이 가지고, 빨리 달리고, 앞서 가는 것에 익숙한 시대에 조금 가지면서 다른 이와 나누고, 천천히 기다려야 얻을 수 있는 것을 넌지시 알려 주는 그림책입니다. 할아버지가 이야기해 주듯 다정하게 건네는 말투로 쓴 문장들을 읽고 있으면 저절로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 화가 정지윤이 그려 낸 화려하면서도 절제된 그림
책을 펼치면 어딘가 어설프게 그린 듯한 집 한 채와 그 옆에 그려진 소나무, 잣나무의 모습이 나옵니다. 바로 추사 김정희가 그린 세한도의 풍경을 차용해 표현한 것입니다. ‘추위가 닥친 뒤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시들지 않음을 안다’ 논어에 나오는 이 구절은 김정희의 세한도에도 쓰여 있습니다. 매서운 추위 속에서 비틀리고 꺾인 듯하지만 꿋꿋하게 버티며 서 있는 소나무와 잣나무의 모습에서 그 진가와 인내를 느낄 수 있습니다. 찬 서리 내리는 추위를 견딘 뒤에야 비로소 따뜻한 봄날이 찾아온 기쁨을 마음껏 누릴 수 있듯이, 작은 아이와 산속 식구들은 추운 겨울 동안 씩씩하게 배고픔을 견뎌냅니다.
붓에 먹물로만 그린 세한도를 통해 김정희가 친구에게 진정한 우애를 전하려고 한 것처럼, 화가 정지윤 선생님은 절제된 표현으로 잔잔한 이야기 속에 활력을 불어넣었습니다. 새들한테는 화려한 색깔을 입혔지만 사람이나 배경 표현은 완전히 담백하게 하여 저절로 새들한테로 눈이 가게 만듭니다. 이야기 속 주인공이 새들임을 알게 해 주는 것입니다. 그동안 해 온 작업물과는 다른 그림체를 선보이면서도 어색함이 없이 표현해 낸 그림을 보면, 과연 정지윤 화가가 그림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내는 힘이 대단하다는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작품입니다.
❙ 책 속에서
봄이 오자 할아버지와 작은 아이는 씨앗을 뿌렸어요.
콩 세 알 팥 세 알, 옥수수도 기장도 모두 세 알씩.
할아버지가 새들에게 말했어요.
“한 구멍에 세 알씩 묻었으니 한 알 씩만 먹으렴.
한 알은 두더지 몫이고, 한 알은 우리 몫이야.”
“배가 고파도 참아야 해. 나도 참았거든.”
작은 아이가 말했어요.
새들은 고개를 끄덕였어요.
❙ 저자 소개
윤구병 글
철학을 공부하고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1995년부터 전북 부안군에 자리를 잡아 변산공동체를 꾸렸어요. 그때부터 오랫동안 농사를 지으며 살았답니다. 30년 넘게 책 만드는 일에 몸담아 왔고, 출판사에서 대표로도 일했어요.
쓴 책으로 《잡초는 없다》 《실험 학교 이야기》《철학을 다시 쓴다》 《내 생애 첫 우리말》《우리말 백 마디 멋대로 사전》《꽃들은 검은 꿈을 꾼다》 《특별 기고》 들이 있어요.
〈도토리 계절 그림책〉 〈달팽이 과학동화〉〈개똥이 그림책〉을 비롯해 ‘세밀화 도감’을 기획하고 펴냈어요. 또 남녘과 북녘의 학생들이 함께 보는 《보리 국어사전》을 기획하고 감수했습니다.
정지윤 그림
경기도 광명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대학에서 동양화를 공부했습니다.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다 어린 시절 꿈이었던 전국 도보 여행을 떠났습니다. 지금은 전라북도 진안의 작은 마을, 창밖으로 푸른 하늘과 산이 보이는 곳에서 그림을 그리며 살고 있습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는 《우리 동네 한 바퀴》 〈출동! 약손이네〉(모두 2권), 〈거북이마을 이야기〉(모두 4권), 《다 콩이야》《줄 타는 아이 어름삐리》 《이모의 꿈꾸는 집》《장화홍련전》 《허생전》 들이 있습니다.
❙ 본문 미리보기
미리보기 준비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