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연제고등학교 학생 100여 명이 쓴 시를 모아 엮은 시집이다.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멋진 불평과, 선생님과 학교 친구, 식구들을 세심하게 관찰하면서 풀어낸 아이들 속마음이 감동을 주는 시가 되었다. 또, 자연을 느끼는 따뜻한 감성, 소외된 이웃과 둘레 사람들에게 드는 미안한 마음은 더 없이 아름다운 시가 되었다. 요즘 청소년들의 일상과 고민, 속마음을 생생히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다.
청소년
펴낸날 2017-01-16 | 1판 | 글 부산 연제고등학교 학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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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00원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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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의 삶과 고민이 솔직하게 담겨 있는 시집 《생긴 대로 살아야지》
‘보리 청소년’ 시리즈의 열 번째 책 《생긴 대로 살아야지》가 출간되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부산 연제고등학교 학생들 100여 명이 국어 시간에 쓴 시를 모아 엮은 책이다. 우리 나라 청소년들의 일상과 고민, 속마음이 시 속에 생생히 살아 있다. 아이들은 시를 억지로 꾸며 쓰거나 멋 부리지 않고, 자신의 삶과 고민을 솔직하게 드러내 표현했다.
전체 4부로 나누어져 있고, 1부 ‘엉터리 학교’는 어느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멋진 불평들이 시가 되었다. 2부 ‘나는 부산대는 갈려나’에서는 청소년들이 생활에서 부대끼며 가장 많이 만나는 선생님, 식구, 친구들을 관찰한 시를 모았다. 3부 ‘짧지만 강렬한’에서는 산, 꽃, 나무를 바라보고 자연을 느낀 감성을 시로 썼고, 마지막으로 4부 ‘아빠 지갑은 텅 비었다’는 소외된 이웃과 둘레 사람들에게 드는 미안한 마음을 아름다운 시로 표현했다.
《생긴 대로 살아야지》를 읽으면 입시와 경쟁, 밤늦은 야자와 학원 수업에 힘들어하는 아이들의 모습과, 무조건 높은 점수만 얻길 바라는 부모님에게 따뜻한 위로 한마디 받지 못해 좌절하는 청소년들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마주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하고,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에게 따뜻한 마음을 나누고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청소년들의 삶과 고민이 솔직하게 담긴 이 시집은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또래 청소년들에게 위로와 응원이 될 것이다.
❙ 청소년들이 시를 쓴다고?
30년 가까이 국어 교사로 아이들과 생활해 온 구자행 선생님이 학생들의 속마음을 시로 풀어쓸 수 있도록 물꼬를 터 주었다. 시인이 되는 시 쓰기가 아니라, 청소년들의 삶과 마음을 가꾸기 위해 시를 쓴 것이다. 쉬운 말로 자기가 겪은 일을 쓴 시, 자기 마음이 있는 그대로 담긴 시가 하나둘 쌓이고, 그 시를 본보기 삼아 다른 학생들에게 읽어 주자, 시 쓰기를 어려워하던 아이들도 덩달아 자기 이야기를 시로 쓰기 시작했다. 자기가 보고, 느끼고, 생각한 것을 솔직하게 쓴 글이 시가 된 것이다.
여기에 더해 고맙고, 미안하고, 슬픈 감정을 고맙다, 미안하다, 슬프다는 단어로 표현하지 않고도 읽는 사람에게 그 마음이 저절로 느껴지도록 쓰게 했다. 그렇게 쓰여진 시에는 청소년들이 하고 싶었던 절실한 말이 담겨 있다. 그 절실한 말이 아이들이 내고 싶었던 진짜 목소리, 빛나는 말이다. 이 말 속에 청소년들의 삶이 있고, 학교와 우리 사회의 현실이 반영된다. 요즘 청소년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한 부모님과 선생님들에게 이 시집을 권한다.
이 시집을 읽은 사람들이 아이나 어른 할 것 없이 모두 시 쓰는 기쁨을 누렸으면 좋겠다. 또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라면 이 시집을 보기 시로 삼아 아이들과 시 쓰는 시간을 가져 보면 한다. 흔히 말하는 ‘인성 교육’이란 것이, 아이들 마음속에 무엇을 집어넣어 주는 게 아니라, 아이들 마음속에 이미 있는 것을 끄집어내어 주는 일이다. _엮은이 말에서
[시 맛보기]
학교는 엉터리다. / 화장실 갔다 온다고 수업 시간에 조금 늦었다. / 시간은 금이라고, / 시간 좀 잘 지키라고, / 수업 시간을 왜 지키지 않느냐고, / 수업 종 치면 자리에 앉아 있는 게 맞지 않냐고 / 선생님의 잔소리는 길게 늘어졌다. / 그런데 수업 마치는 종이 치고 / 선생님은 달라진다. / 딱 1분만 더 한다고 우릴 잡아 놓는다. / 그렇게 시간 잘 지키라며, / 수업 시간 잘 지키라 하고, / 왜 쉬는 시간은 지켜 주지 않는 거지. / 수업 종 치면 자리에 앉는 게 맞는 것처럼 / 쉬는 시간 종이 치면 쉬어야 하는 것 아닌가? / 순 제멋대로다. _‘엉터리 학교’ 박소영 1학년
시험 공부를 하다 / 배가 고파서 근처 편의점에 갔다. / 편의점 가는 골목 닯집에서 / 학원 선생님이 친구들이랑 술 한잔하셨는지 / 가게 밖에서 술 냄새를 풍기며 / 담배를 피고 계셨다. / 깍듯이 인사를 하고 지나가려는데 / 나를 붙잡아 / 자기 아들 고려대 못 갔다고 하소연을 한다. / 지금이라면 한 대 때려도 / 술기운에 묻혀 모르지 않을까? / 그래도 선생님이기에 묵묵히 들으며 / 영혼 없는 대답을 한다. / 나는 부산대는 갈려나 _‘학원 선생님’ 김동휘 2학년
공부 시간에 야외 학습을 했다. / 산 정상에 올라갔다. / 전망이 탁 트여 풍경이 시원하다. / 꽃이 만발하게 피어 있다. / 고등학생들의 인생도 이렇게 / 탁 트였으면 좋겠다. _‘산에 올라’ 변영환 2학년
한 달에 58만원 / 20% 할인해서 46만 4천 원 / 비싼 학원비 내고 다니는 가난한 예체능생 / 부산권 대학에 가기는 아깝고 / 서울권 대학을 가기는 모험인 성적 / 영어 점수가 내 발목을 잡아 / 어렵게 영어 과외 얘기를 꺼냈다. / 최대한 싼 데 찾으라기에 / 미친 듯 밀려오는 과외 문자들에 / 구걸 아닌 구걸을 하며 / 과외비 깎는 내 모습이 불쌍하게 여겨졌다. / 왜 나는 금수저 물고 태어나지 못했을까. / 내가 하고 싶은 걸 / 하고 싶다고 말할 수 없고 / 배우고 싶은 걸 / 눈치 보며 말해야 하느냐고 / 엄마한테 막 따졌다. / 한참을 베개에 고개 처박고 / 울고 나서야 깨달았다. / 엄마도 가난한 집안에서 자라 / 학교도 못 다니고 / 열다섯 어린 나이에 공장 가서 돈 벌었는데 / 엄마는 이 악물고 살아왔는데 / 세습된 가난이 엄마 잘못은 아닌데 / 왜 나는 엄마 탓, 집 탓을 했는지 / 왜 엄마 가슴에 대못을 박았는지. _‘영어 과외’ 임수연 2학년
[작가 소개]
시 | 부산 연제고등학교 학생
구자행 선생님이 2011년부터 2014년까지 가르친 부산 연제고등학교 학생들이 쓴 시를 가려 뽑았다.
엮은이 | 구자행
1963년 경상남도 진주에서 나고 경상대학교 국어교육과에서 공부했다. 1985년 부산에서 국어 교사 노릇을 시작해, 고등학교 아이들과 지내면서 겨레말 살려 쓰는 일을 즐겨 하며 산다. 1998년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에 들어간 뒤로 삶을 가꾸는 글쓰기 교육에 힘을 기울이고 있으며, 그 열매로 해마다 아이들 글을 모아 학급 문집을 냈고, 책을 엮기도 했다. 아이들과 함께 삶을 가꾸는 글쓰기를 하며 쓴 시와 글을 모아 엮은 책으로 《버림받은 성적표》《기절했다 깬 것 같다》가 있고, 국어 시간에 아이들과 함께 지낸 이야기를 담은 책 《국어 시간에 뭐 하니?》가 있다.
[차례]
1부 엉터리 학교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멋진 불평
흑인_최연승 10 / 생각만_서지민 11 / 소화기_원혜민 12 / 창문 밖 노을_이예지 13 / 웃을 권리_정민규 14 / 까마귀_강승훈 15 / 짜증 난다_박소영 16 / 언행불일치_한경호 18 / 펼침막_한동혁 19 / 조퇴_김동환 20 / 아이들_김재환 21 / 엄마_임현성 22 / 시험 그 후_서혁진 23 / 야자의 구성_이정희 25 / 부엉이_임경민 26 / 도대체 왜_정혜민 27 / 면회_황민정 28 / 살고 싶다_정예린 29 / 엄마의 허황된 꿈_송민준 30 / 감시_함소연 32 / 깜빡깜빡_김진희 33 / 위로_강동호 34 / 엄마의 전화_김희진 36 / 페이스북_홍경란 38 / 카운트다운_윤영서 39 / 방학_김소희 40 / 엉터리 학교_박소영 41 / 1분_문해성 42 / 자유_김진우 44 / 잘 참았다_서지욱 45 / 착한 아이_이희향 46
2부 나는 부산대는 갈려나 선생님, 식구, 친구 관찰
학원 선생님_김동휘 48 / 어른들_이상훈 49 / 담임 선생님_윤지환 50 / 수2 쌤_백지원 51 / 김성수 선생님_이유경 52 / 나가!_조주영 53 / 야자 풀방_김지엽 54 / 그럴 거면 왜_이재형 55 / 영어 선생님_최아정 56 / 선생님_유성훈 57 / 총잡이_황민우 58 / 영어 감마반_차영주 60 / 배산여상_원혜민 61 / 영어 선생님_조성주 62 / 한국사 선생님_김재영 63 / 걸림돌_변영환 64 / 선택_노상우 65 / 본보기 과녁_김현오 66 / 아빠와 용돈_이녹현 68 / 아빠_김경환 69 / 오빠_성채윤 70 / 큰언니_신다은 71 / 언니_김소란 72 / 동생_김지연 73 / 동생_김혜진 74 / 동생_방지은 75 / 턱 쿠키_김민석 76 / 민덕이_조규상 77 / 친구_정정모 78 / 시험공부_고승국 79 / 재완이의 소망_김성환 80 / 다나의 눈썹_이진주 82 / 내 짝지 김수린_민지연 83 / 예진이 발목_배지민 84 / 성빈이_배병규 86 / 병준이_황찬종 87 / 대웅이_권민성 88 / 지하철_이현우 89 / 석훈이의 드립_김용진 90
3부 짧지만 강렬한 자연을 느끼는 감성
꽃눈_남지영 92 / 나뭇잎_김진희 93 / 배산_최승현 94 / 산에 올라_변영환 95 / 봄이 오는데_허진혁 96 / 벚꽃잎_박하빈 97 / 여전히 겨울_이재형 98 / 벚꽃이 지네_김지원 99 / 흔들리는 산_차현욱 100 / 제비꽃_성대환 101 / 어린 소나무_임현성 102 / 배산 이야기_옥장민 103 / 산으로 가는 길_임경민 104 / 개미_허석규 106
4부 아빠 지갑은 텅 비었다 미안한 마음
영어 과외_임수연 108 / 재영_이의현 110 / 엄마_우정은 111 / 아빠 지갑_심준보 112 / 버스_성재웅 114 / 친구 엄마_안성준 115 / 상민이_김경준 116 / 엄마_하선주 118 / 차 안에서_김민수 119 / 아침 밥상에서_최지현 120 / 새 옷_곽진향 121 / 치킨 먹으러 가는 길_전고운 123 / 껌_이수림 124 / 만 원_정은주 125 / 이야기를 듣다_정석훈 126 / 민우 핸드폰_강보승 129 / 통화_강리나 130 / 보이지 않는 엄마의 마음_신희정 131 / 무용_서유진 132 / 춥다_김기환 133 / 할머니_조현홍 134 / 말 한마디_신지훈 135 / 어머니_허진혁 136 / 산책_김효정 137
엮은이의 말
시 쓰고 놀았던 행복한 시간_구자행 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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