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가 울 때, 왜 우는지 궁금합니다.
아이가 울 땐 더욱 그렇습니다.
아이를 울게 하는 것처럼 나쁜 일이 이 세상엔 없을 거라 여깁니다.
짐승이나 나무, 풀 같은 것들이 우는 까닭도 알고 싶은데,
만일 그 날이 나에게 온다면, 나는 부끄러움도 잊고 덩실덩실 춤을 출 것입니다.
나는 우는 것들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아직 시가 무엇인지 잘 모르지만,
그 우는 것들의 동무가 되어 그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쓰고 싶습니다.
다만 한 가지, 글을 읽을 줄 아는 이라면 아이, 어른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는 이야기들을 쓰려 합니다. - 임길택
탄광 마을 선생님, 임길택의 산문과 교단 일기
- 사람답게 사는 길, 어린이 교육, 어린이 문학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들
동화 작가이고 시인인 임길택 선생님의 산문과 교단 일기를 모은 책이 나왔습니다. 1997년에 마흔여섯 살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임길택 선생님은 살아 계실 때 많은 글을 남겼습니다. 언제나 가난하고 소박하게 살았던 임길택 선생님은 1976년부터 열네 해 동안 강원도 탄광 마을과 산골 마을에서 초등 학교 선생님을 했습니다. 그 때 만난 아이들 이야기, 할아버지 할머니 이야기를 동화와 시, 산문으로 남겼습니다. 또 돌아가시기 몇 년 전부터는 거창에서 특수 학급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교단 일기를 남겼습니다. 그 이야기들 가운데 우리의 삶과 어린이 교육, 어린이 문학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산문과 교단 일기를 모아 이 책에 엮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 그저 욕심만 부리며 자기 자신이나, 자기 식구들만을 챙기며 사는 요즘 우리의 삶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됩니다. 또 탄광 마을 시인으로, 동화 작가로 아이들에게 널리 사랑받고 있는 임길택 선생님이 어떻게 동화와 시를 쓰게 되었는지, 어떤 마음가짐으로 작품들을 썼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임길택 선생님의 뚜렷한 교육 철학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가난하고 공부도 못하고 다른 아이들에게 따돌림당하는 아이들을 더욱 따뜻하게 품어 안았던 임길택 선생님. 어떤 뚜렷한 이론으로 교육을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교사나 부모들이 아이들을 어떻게 만나야 하는지 절실하게 깨닫게 됩니다. 그저 입시 경쟁으로 아이들이 학원만 몰려다니는 지금의 우리 교육 현실을 돌아보게 됩니다.
책의 구성
1부 내가 만난 아이들 : 탄광 마을, 산골 마을 아이들 이야기
가난하지만 맑은 영혼으로 사는 탄광 마을, 산골 마을 아이들 이야기를 모았습니다. 아이들에게 따돌림당했던 영심이 이야기, 학교에 무척이나 다니고 싶어 했던 금주 이야기, 힘들게 밭에서 논에서 일하는 아이들 이야기가 가득 담겨 있습니다. 글에 아이들이 솔직하게 자기 삶을 드러낸 산문과 시도 많이 나와서 그 당시 아이들 삶을 생생하게 볼 수 있습니다.
또 이 글에는 교사 임길택의 모습도 아주 잘 드러납니다. 따돌림당하던 아이를 어떻게 다른 아이들과 어울려 살아가게 가르쳤는지, 일하면서 힘들게 살아가는 아이들이 자신의 삶을 어떻게 떳떳하게 받아들이도록 가르쳤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2부 교사로 누린 행복 : 교사 임길택이 만난 사람들 이야기, 교육 이야기
교사 임길택이 만난 사람들 이야기, 우리의 교육 현실을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들을 이곳에 모았습니다. 깊은 탄광에서 말없이 일을 하던 광부 아저씨, 학교 아이들만이 아니라 동네 할아버지, 할머니들까지 열심히 찾아다니며 온몸으로 교육을 실천한 큰선생님, 그분들의 삶이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또 학부모들이 가져오는 돈 봉투 이야기를 비롯하여 학부모나 교사가 되려는 사람들과 어린이 교육에 대해 함께 고민하면서 이야기 나눈 글도 여러 편 모았습니다.
3부 다시 하늘로 땅으로 : 이웃 이야기, 식구 이야기, 동화 이야기, 시집 이야기
임 길택 선생님의 이웃 이야기, 식구 이야기와 함께 동화나 동시를 쓰게 된 까닭을 알 수 있는 글들을 이곳에 모았습니다. 북쪽이 고향이라 혼자 사시는 할아버지와 한 식구처럼 지낸 이야기, 여러 번 결혼을 했지만 힘들게 살았던 아버지 이야기, 밭으로 논으로 농민들을 찾아다니며 일을 했던 아내 이야기에서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일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또 임길택 선생님이 동화나 시를 어떤 마음으로 썼는지 알 수 있는 글도 있습니다.
4부 민들레반 아이들 교단 일기 : 거창에서 만난 특수 학급 아이들 이야기
임길택 선생님은 마지막으로 교실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던 1997년 4월 초까지 교단 일기를 썼습니다. 깨알 같은 글씨로 아이들 이야기, 교육 이야기를 어느 것 하나 빠뜨리지 않고 꼼꼼하게 적어 놓았습니다. 그 가운데 1993년부터 1995년까지 3년 동안 거창 초등 학교에서 특수 학급 아이들을 모아 가르친 기록을 이 곳에 모았습니다.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정말 맑은 영혼의 아이들과, 그 아이들을 온몸으로 사랑했던 임길택 선생님의 모습이 가슴 뭉클하게 다가옵니다.
추천하는 말 _ 길택이 아우님 영전에 - 윤구병
1부 내가 만난 아이들
영심이, 탄마을에 피어난 꽃
금주는 지금 무얼 하고 있을까?
선생님, 저 혜숙인데요
우리 반 영근이
옥희와 복녀, 내가 만난 첫아이들
일하는 아이들
엄마도 젊어졌으면 좋겠어요
아이들의 눈물
그래도 촌아이들은 잘 자란다
2부 교사로 누린 행복
산골 큰선생님
이 봄에 생각나는 그 날 소풍
교사로 누린 행복
마음 흔들어 놓기
호두나무 그늘
내가 받은 돈 봉투
어머니들께
솔이 어머님께
3부 다시 하늘로 땅으로
고향을 그리다 간 떠돌이 노인
비둘기 할아버지
정다운 이웃
아내가 그리는 산골 마을
그리운 아버지
고추 농사를 지어 보고
어떤 편지
내가 쓴 동화책
정말 반갑게 읽는 동화
다시 하늘로 땅으로
4부 민들레반 아이들 - 교단 일기
민들레반 아이들
풀 같은 아이들(1993년)
선생님 보고 싶어서 왔어요(1994년)
우는 아이 둘(1995년)
임길택 선생님이 걸어온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