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레고전문학선집 36

살맛나는 세상, 신명나는 노래

옹헤야 어절씨구 옹헤야

양장 | 143×217 mm | 602 쪽 | ISBN 9788984285484

우리 겨레가 일마당과 놀이마당에서 신명나게 부른 노래 463편을 담았다. 백제때부터 불러 온 김매기 노래‘산유화’를 비롯해 농사 노래를 농사짓는 순서로 실었다. 또 나무꾼, 뱃사공, 해녀 들이 부르는 일노래들을 알뜰히 모았으며, 남에서는 사라진 소리‘풀무 노래’들도 만나 볼 수 있다.

청소년~어른

펴낸날 2008-07-30 | 1판 | 글 옛사람 | 옮긴이 김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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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 설화와 함께 보는 우리 노래의 원천, 고대 가요

고조선 때 ‘공무도하가’에서 삼국시대 향가, 고려시대 고려가요, 경기체가와 이제현이 채록한 고려시대 민요들, 그리고 문헌에 전하는 참요들을 실었다.
고대 가요는 우리 겨레가 수천년 동안 불러 온 우리 노래의 원형이다.
고 조선 때 남편을 잃은 여인이 “님아 물 건너지 마오” 외친 소리가 노래가 되어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고려 가요 ‘가시리’로, 한말 ‘아리랑’으로, 그리고 김소월의 ‘진달래꽃’으로 이어져 왔다. 노랫말은 달라졌지만 노래에 담긴 정서는 변함이 없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제 삶에 견주어 다시 불렀을 수많은 사람들의 목소리가 힘이 되어 시대를 넘어 지금까지 불리고 있는 것이다.
향가는, 북에서 홍기문의 향가 해석을 바탕으로 다시 현대문으로 고쳐 쓴 것이며, 고려가요는 김태준이 『고려가요집성』(1936)에서 해석한 것을 북에서 다시 현대문으로 고쳐 쓴 것이다.

양반 지주들을 골려 먹는 노래

전 통 농경사회에서 아무리 일을 해도 끼닛거리가 없는 백성들의 한탄과 분노를 담은 노래, 부모들과 삶의 애환을 함께하면서 세상을 바라본 아이들의 노래를 만난다. 특히 아이들의 노래에는 아이들 눈에 비친 사회의 불합리한 모습이 아이들의 말로 표현되어 있다.
‘노 닥노닥 기운 바지’가 너무 해져서 ‘새털 같은 바지’를 입고, 장에 가도 ‘지주집 장짐만 한 짐 지고’ 오는 아버지며, ‘울 아기는 사흘 굶고 울어도’ ‘부잣집 아기께 젖을 먹이고’ 끼닛거리가 없어 ‘비칠비칠 나물 캐러 가는’ 엄마. 아이들 눈에, 빚 독촉을 하는 ‘배뚱뚱이’ 지주는 ‘독사’ 같고 ‘살모사’ 같다. ‘개 팔아 두냥반’이고 ‘개똥밭에 미나으리’ 같은 ‘놀고먹는 지주 첨지’는 ‘도둑놈 중에도 상도둑놈’이다. 쿡 찌르면서도 은근슬쩍 비켜서며 양반 지주를 골려 먹는 아이들 노래를 만나볼 수 있다.
소리 한 자락으로 신명나는 마을 공동체―“일하는 데는 소리가 날개”

일 노래 가운데 가장 많은 농사 노래는 계절에 따라 농사짓는 순서로, 논 가는 노래, 모 찌는 노래, 모 심는 소리, 논 매는 노래, 새 쫓는 소리, 벼 베는 소리를 실었다. 백제 때부터 김매기 때 불렀다는 ‘산유화’와 다른 김매기 노래를 견주어 보면 세대가 바뀌면서 노래도 끊임없이 재창조되었음을 볼 수 있다. 힘든 일을 견디게 해 주는 신명이며, 마을 공동체를 하나로 묶어주는 ‘힘’이었던 농부가를 비롯 농사 노래들을 통해 우리 겨레의 신명나던 삶의 뿌리를 찾아 볼 수 있다.
또한 남쪽에서는 아이를 어를 때나 부르는 ‘풀무 노래’의 원래 모습도 볼 수 있다.

노래로 읽는, 일하는 민중들의 삶

일 노래는, 고된 일을 노래로 이겨 내야 했기에 다른 노래들보다 장단이 빠르고 흥겹다. 그러나 흥겨움 속에 담긴 노랫말에는 고된 세상살이가 담겨 있기도 하다.
뱃 사람들이 부른 ‘배따라기’에는 파도에 휩쓸려 배가 뒤집혀지고 이리저리 떠다니다가 동무들 여럿이 죽고 겨우 살아남아 고향으로 돌아오는 뱃사람들의 삶이 담겨 있다. ‘뱃노래’ ‘나무꾼 노래’ ‘해녀 노래’ 들에서 그네들 삶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만나볼 수 있다.
열심히 일한 만큼 제대로 쉬면서 노는 자리도 중요했다. 정월 대보름, 팔월 한가위 같은 명절이나 절기 때마다 마을 마당에 함께 모여 노는 것은 구성원들의 결속을 다지는 것이기도 했다.
‘달거리’, ‘윷노래’ ‘쾌지나 칭칭 나네’, ‘강강수월래’ ‘활노래’ 같은 노래들을 통해 세상살이를 살맛나게 하던 놀이 마당을 만나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