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과 현대문으로 함께 읽는 우리의 고전
우리의 고전 문학이 지닌 아름다움을 전해주는『겨레고전문학선집』시리즈. 북한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문예 출판사가 펴낸 '조선고전문학선집'을 새롭게 펴낸 것이다. '조선고전문학선집'은 저명한 북한 학자들이 모여 가요, 가사, 한시, 패설, 소설, 기행문, 민간극, 개인 문집 등을 100권으로 묶어낸 시리즈로, 고전을 연구하는 사람과 일반 대중 모두 볼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북한의 학자들이 쉬운 말로 풀어낸 우리의 고전 문학을 만나볼 수 있다.
제27권에서는 판소리계 소설 중에서 문제 의식이 가장 치열한 <토끼전>, 우화 소설인 <장끼전>과 <두껍전>을 소개한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판소리와 소설로 사랑받고 있는 <토끼전>의 갈등은 토끼와 용왕과 신하들의 대립으로 이루어진다. 간을 빼앗아 먹는가 빼앗기지 않는가 하는 목숨을 건 투쟁은 봉건 지배 계급과 인민들 사이에 생사 운명을 건 갈등을 반영하고 있다.
<장끼전>은 판소리 계열의 소설로, 장끼와 까투리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사의 불합리함을 돌려서 보여준다. <두껍전>은 동물들의 잔치에서 두꺼비가 저보다 몸집이 큰 여러 동물들을 이기는 이야기다. 조상들이 즐긴 우화 소설을 읽으면서 그들이 동물의 입을 빌려 어떤 말을 하고 싶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토끼전
주색잡기로 생긴 병에는 약이 없나이다
토끼 잡아 공 세우고 부귀영화 누리라
이 바쁜 때 호생원을 만나다니
자라와 토끼 드디어 만났구나
수궁 가서 팔자 고치고 잘살아 보세
토끼 배를 가르고 간을 꺼내 오라!
진주 선물 받고 용궁을 떠나누나
병든 용왕 살리자고 성한 토끼 죽을쏘냐
장끼전
아들딸 거느리고 장끼 내외 집 나선다
여보, 그 콩 먹지 마소
고집불통 원수로다
까투리 열녀 됐단 말 못 들었네
까투리 새 낭군 따라 떠나더라
두껍전
노루 선생 환갑잔치 차린다네
범 없는 골의 여우로다
제일 작은 두꺼비가 윗자리 차지하니
신선이 눈 똥이라도 먹여 보낼걸
구미호를 아느냐
오랑캐골 구렁이와 살쾡이
얼씨구 좋고 절씨구 좋다
원문
토끼전
장끼전
두껍전
세 소설에 관하여 - 권택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