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에 다시없을 잡놈들, 배꼽 잡게 웃기누나
우리의 고전 문학이 지닌 아름다움을 전해주는『겨레고전문학선집』시리즈. 북한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문예 출판사가 펴낸 '조선고전문학선집'을 새롭게 펴낸 것이다. '조선고전문학선집'은 저명한 북한 학자들이 모여 가요, 가사, 한시, 패설, 소설, 기행문, 민간극, 개인 문집 등을 100권으로 묶은 책으로, 고전을 연구하는 사람과 일반 대중 모두 볼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북한의 학자들이 쉬운 말로 풀어낸 우리의 고전 문학을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다.
제26권은 우리의 옛 소설 중 희극의 걸작 <흥부전>과 <옹고집전>을 소개한다. <흥부전>은 형제가 복을 다투는 내용으로, 민간의 놀이 문화가 많이 담겨 있으며 백성들의 정서가 잘 살아 있다. <옹고집전>은 못되고 탐욕스러운 양반이 주인공으로, 진짜와 가짜가 정체성을 놓고 겨룬다는 설정이 독특하다. 두 이야기 모두 민담의 요소를 이어 받은 빼어난 희극들로, 조선 후기에 꽃핀 백성들의 이야기 문화를 잘 보여준다.
이 책에서는 '감격시대'의 작사가이자 북의 예술계 거장인 조령출(조명암)이 <흥부전>과 <옹고집전>을 더 재미있고 풍부하게 고쳐 썼다. 책의 뒤쪽에는 꼼꼼한 주석을 덧붙인 두 작품의 원문을 함께 수록하였다.
흥부전
놀부 심보 모과나무 뒤틀리듯 꼬인지라
매 한 대에 한 냥이오
저 제비 박씨 물고 왔네
집 얻고 쌀 얻고 흥부네 부자 되었구려
저 놀부 화초장 지고 가는구나
운수 사나운 저 제비, 놀부한테 걸렸구나
각다귀 같은 양반들이 쏟아져 나오누나
상제, 무당, 등짐장수, 초라니 나가신다
어중이떠중이 이 왈패들 노는 꼴 보소
열 조각 내고 백 갈래 찢어도 시원찮을 놈!
정녕 마지막일세
옹고집전
제 어미를 냉골에 두는 놈이라
도학 대사 옹고집한테 걸렸구려
보라매, 범, 여우, 가짜 옹가
"아따 이놈, 진짜 옹가는 나다."
제 고향 땅에서 울며 쫓겨나는구나
옹고집이 뉘우치며 눈물을 흘려?
이놈의 신세 똥물에 빠져 죽는가
옹고집 고향에 돌아왔구나
원문
흥부전
옹고집전
두 소설에 관하여 - 문예출판사 편집부